차용증쓰는법, 돈 빌려줄 때 꼭 적어야 할 항목과 실수 줄이는 방법

얼마 전 지인이 가족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차용증을 대충 메모장처럼 써도 되는지 묻더라고요. 사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로 넘기기 쉽지만, 돈 문제는 기억이 서로 다르게 남는 순간부터 피곤해집니다. 차용증은 상대를 못 믿어서 쓰는 종이가 아니라, 서로 약속한 내용을 같은 기준으로 남겨두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차용증에 반드시 들어갈 기본 항목
차용증쓰는법에서 제일 중요한 건 멋진 문장이 아니라 빠진 내용이 없게 쓰는 겁니다.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빌렸고, 언제까지 어떻게 갚을지 선명해야 나중에 말이 갈리지 않습니다.
-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의 이름, 생년월일, 주소, 연락처
- 빌린 금액과 실제 지급일
- 돈을 받은 방법, 예를 들면 계좌이체 또는 현금 지급
- 갚는 날짜와 갚는 방식
- 이자 여부와 이율
- 늦게 갚을 때의 지연이자 또는 처리 방식
- 작성일, 서명 또는 도장
예를 들어 “김민수는 박지영에게 2026년 8월 11일 금 5,000,000원을 빌렸고, 2026년 12월 31일까지 박지영 명의 계좌로 갚는다”처럼 쓰면 훨씬 분명합니다. “나중에 갚는다”, “여유 생기면 갚는다” 같은 표현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듣기에는 편하지만 문서로는 너무 흐릿합니다.
금액과 날짜는 숫자와 한글을 같이 쓰면 좋습니다
차용증에서 자주 생기는 문제는 숫자를 잘못 읽거나, 나중에 금액을 다르게 주장하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금액은 “금 10,000,000원”만 쓰기보다 “금 일천만 원정(10,000,000원)”처럼 한글과 숫자를 함께 적는 방식이 흔히 쓰입니다.
날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 달 말”보다 “2026년 9월 30일”이 낫습니다. 갚는 방식이 나눠 갚기라면 더 구체적으로 쓰면 됩니다. 예를 들어 매월 25일 50만 원씩 10회 지급, 마지막 지급일은 2027년 6월 25일이라고 적으면 서로 확인하기 쉽습니다.
현금으로 주고받을 때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계좌이체는 기록이 남지만 현금은 증명하기가 까다롭습니다. 현금으로 전달했다면 차용증에 “현금으로 수령함”이라는 문구를 넣고, 빌리는 사람이 직접 서명하는 게 좋습니다. 가능하면 현금보다 계좌이체가 깔끔합니다. 입금자명과 날짜가 남기 때문입니다.
이자를 적을 때 확인할 부분
무이자로 빌려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무이자라면 “이자는 없는 것으로 한다”라고 써두는 편이 낫습니다. 아무 말도 없으면 나중에 이자를 주기로 했는지, 안 주기로 했는지 말이 엇갈릴 수 있습니다.
이자를 받기로 했다면 연 몇 퍼센트인지 적어야 합니다. 월 2%, 매달 10만 원처럼 쓰는 것보다 연이율 기준으로 남기면 계산이 덜 헷갈립니다. 사인 간 금전거래에도 이자 제한이 적용될 수 있으니, 높은 이자를 약속할 때는 국가법령정보센터나 법률 전문가를 통해 현재 기준을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지연이자도 따로 적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변제기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0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한다”처럼 쓰는 식입니다. 다만 지연이자 역시 무조건 높게 정한다고 그대로 인정되는 건 아니니 과한 조건은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서명, 도장, 신분 확인까지 챙기는 방법
차용증은 컴퓨터로 작성해도 되고 손글씨로 작성해도 됩니다. 중요한 건 당사자가 직접 확인하고 서명했다는 점입니다. 이름만 타이핑해 둔 문서보다 자필 서명이나 도장이 들어간 문서가 분쟁 때 설명하기 쉽습니다.
- 각자 1부씩 보관할 수 있게 같은 내용으로 2부 작성
- 서명은 문서 마지막에 하고, 여러 장이면 간인도 고려
- 신분증 사본은 필요 최소한으로 받고 안전하게 보관
- 계좌이체 내역, 문자, 메신저 대화도 함께 보관
솔직히 가까운 사이에서는 신분증 이야기를 꺼내는 게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금액이 크다면 처음부터 담백하게 말하는 게 낫습니다. “서로 헷갈리지 않게 남겨두자”는 식으로 접근하면 분위기가 덜 딱딱해집니다.
큰돈이면 공증도 생각할 만합니다
차용증만 있어도 돈을 빌려줬다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다만 상대가 갚지 않을 때 바로 강제집행까지 생각한다면 일반 차용증과 공정증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에 따르면 차용증 공증은 공증사무소에서 할 수 있고, 이미 작성한 차용증을 인증받는 방식과 공정증서로 작성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특히 공정증서에 강제집행을 받아들인다는 취지의 문구가 들어가면, 나중에 별도 소송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금액이 수백만 원을 넘어가거나, 상환 기간이 길거나, 사업 자금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하면 공증 비용을 들이는 쪽이 마음 편할 때가 많습니다.
차용증 예시 문구는 이렇게 잡으면 됩니다
아래 문구는 기본 틀로 참고하기 좋습니다. 실제 상황에 맞게 금액, 날짜, 이자, 계좌 정보를 바꾸면 됩니다.
“채무자 홍길동은 채권자 김영희로부터 2026년 8월 11일 금 오백만 원정(5,000,000원)을 차용하였음을 확인한다. 채무자는 위 금액을 2026년 12월 31일까지 채권자 지정 계좌로 전액 변제한다. 이자는 없는 것으로 한다. 만약 변제기까지 갚지 못할 경우 당사자는 별도 협의하되, 미지급 사실은 본 차용증으로 확인한다. 2026년 8월 11일 채무자 홍길동 서명.”
이 틀에서 이자가 있다면 “연 5%의 이자를 지급한다”처럼 넣으면 됩니다. 나눠 갚는 약속이라면 매월 지급일과 회차별 금액을 추가하면 되고요. 차용증은 길게 쓰는 것보다 오해가 생길 만한 빈칸을 줄이는 게 중요합니다. 돈을 빌려주는 순간의 어색함은 잠깐이지만, 기록이 없어서 생기는 불편함은 꽤 오래 갈 수 있습니다.
